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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미국, 캐나다 | 액션 모험 판타지 |
2시간 35분 | 12세 |
두려워하지말라, 두려움은 정신을 죽이고 , 세계를 소멸시키는 작은 죽음이다
1. 듄 영화에 대해
일단 듄의 뜻에 대해 알려드릴게요.
: 듄(dune)은 영어 down과 어원이 같습니다. 고대 갈리아인의 어휘 중 '작은 언덕'이라는 뜻의 dunom에서 온 말이죠. down은 '(언덕을) 내려간다'는 의미로 정해졌고, 그러면서 듄은 '모래 언덕'이라는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고 해요.
영화 속 주인공 가문의 표지가 투우사인 것은, 스페인을 포함하는 유럽인의 조상으로 보인다는데, 영화 주인공 폴의 아버지 레토는 황소 같은 거구 하코넨 남작에 의해 죽게 되죠. 레토 공작의 선친 파울루스도 투우를 하다 황소에 받혀 죽었다고 합니다.
이 어족의 북유럽 신화 영향권 안에 있는 유럽을 비롯한 영국은 신화 등 일찍부터 판타지 문학에 유연했지만, 미국의 판타지는 현실적인 면 그리고 과학과 함께하는 영화류가 많죠. 예를 들면, 영국으로 피난 온 전쟁고아를 돌보던 반기독교 변증을 하려다 기독교인이 된 C. S. 루이스가 <나니아 연대기>에서, 그리고 2차 세계대전 당시 J. R. R. 톨킨이 <반지의 제왕>에서 현실계의 이데올로기를 유연한 신화적인 이야기를 나타내고 있다면, 프랭크 허버트의 <듄>은 존 스타인벡의 소설 <분노의 포도>에 과학과 우주적 세계관을 입힌 좀 더 현대적인 판타지 소설로 보입니다. (두 사람 모두 기자 출신이라고 해요)
듄의 줄거리를 잠깐 볼까요.
: 영화 "듄 DUNE"은 프랭크 허버트(Frank Herbert) 제작 소설을 바탕으로 데니스 빌뇌브(Denis Villneuve)가 감독한 시각적으로 놀라운 서사영화입니다. 감독은 선견지명적인 접근 방식은 작가 허버트의 풍부하고 상세한 창작물에 디테일을 불어넣어서 굉장히 장엄하지만 복잡함으로 만들어주게 돼요.
듄은 귀족 가문들이 "향료"라고 불리는 소중한 자원의 유일한 원천인 사막 지구 "아라키스"에 대한 통제권을 위해 싸우는 먼 미래를 배경으로 합니다. 아라키스는 지금으로서 비교하자면 마약이랑 비슷한 것 같아요. 이 이야기는 아라키스의 관리를 가족이 맡고 있는 젊은 폴 아트레이데스 Paul Atreides (티모시샬라메)를 따라 전개가 흘러갑니다. 폴은 예언자일까요? 꿈에서 자꾸 미래를 바라보게 됩니다. 그렇지만 그것들이 다 정확하지는 않아요. 그런 꿈을 자주 꾸던 중, 폴은 황제의 욕심으로 인한 자기 부족과 다른 부족들의 전쟁으로 인해 소중한 사람이 잃게 되고 정치적 음모의 복잡한 그물에 휘말리게 돼요. 그러던 중 미스터리한 프레멘(Fremen)과 그들의 예언적인 지도자인 마더 가이우스 헬렌 모히암(Mother Gaius Helen Mohiam) 목사를 만나게 됩니다. 그러면서 배후와 동맹 속에서 폴은 아라키스와의 독특한 연관성과 거대 우주의 운명을 바꿀 계획을 하게 되죠.
2. 듄 영화해석을 한번 해보자.
1. 경제적인 면
유럽의 판타지은 이념적 세계관이라면 미국 판타지는 경제적이라 볼 수 있어요. 악의 형상에 언제나 경제를 입혀 자기 신념을 구현하려 들기 때문이죠. 그래서 '듄의 세계관'이란 말은 경제관 속 듄이란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향료"로 알려진 소중한 자원의 열쇠를 쥐고 있는 사막 지구 아라키스인데, 이것을 탐하는 부족들, 또는 지키려는 부족들이 서로 대립을 해 이 향료의 통제를 위해 싸우게 되죠. 이 지배를 위한 투쟁은 유한한 커피와 식민지가 토착민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경제적인 측면에 문제로 삼고 있어요.
그 중심에, "듄"은 운과 성조 발견의 주제를 탐구하게 되죠. 결국은 종교적인 면이 나오게 됩니다.
2. 종교적인 면
1. 십자군 출정식
아트레이데스 가문을 공격하기 위해 출전을 준비하는 하코넨과 황제의 연합군 출정식은 고대 로마군의 출정식을 연상시키면서도, 십자가에 벌거벗긴 사람들을 거꾸로 매달아 피를 내는 의식은 로마제국의 십자군 출정식을 연상시키죠
2. 레토의 아내가 되지 못한 베네 게세리트 집단의 제시카
이 정통에 의해 인정이 되지 않는 아트레이데스 가문의 수장 레토 공작에게는 사랑하는 여인 제시카가 있어요. 그녀는 영화에서 왕비처럼 등장하지만, 첩에 불과하죠. 왜냐하면 그 신분이 정통이 아닌 까닭 이어서입니다. 그래서 영화에서 레토 공작이 제시카에게 우리가 결혼했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비슷한 얘기를 하죠.
이 제시카가 있는 베네 게세리트라 불리는 이 신분의 집단은 인류를 더 나은 미래로 이끈다는 명분 아래, 권모술수와 기획적인 교배도 서슴지 않는 종족입니다. 이들에게는 예지 능력이 있고 복종하게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있어요. 이 제시카와 레토공작의 동거는 마치 성경에서 예언하면 '죽이라' 명했던 때도 그들의 조언을 곧잘 수용할 수밖에 없었던 왕들 그리고 그들의 공존을 떠올리게 합니다.
또한 이 영화에서 레토 공작이 죽기 직전 아들을 다른 사람도 아닌 아들의 생모에게 '살려달라'라고 부탁하는 장면은 이런 국가 신앙과 비의 신앙 간의 어쩔 수 없는 관계를 나타내요. 정통이 소멸할 위기에 처했을 때, 그 명맥을 잇기 위한 노력들이 종교의 면을 보게 됩니다.
예를 들면 다윗은 이를 기반으로 왕이 되었으면서도 사울과 구별된 국가 신학을 창설한 최초의 왕이었죠. 하지만 밧세바와의 불륜을 하며 이를 규탄한 예언자 나단이 그녀의 아들이 왕으로 등극하도록 내용이 있습니다.
3. 크리스나이프
크리스나이프는 샤이 훌루드라는 모래 괴물의 이빨로 만들어진 검이에요. 칼집에서 한 번 뽑으면 피를 묻히기 전에는 다시 넣을 수 없는 프레멘들의 성물이기에 이 검은 주인의 생체 흐름을 인식하기 때문에, 주인에게서 멀리 떨어지면 스스로 파괴됩니다.
프레멘은 사막은 이들의 삶의 방식과 가치이자 힘의 원천입니다. 이들 프레멘의 전설에 따르면 외계에서 온 메시아와 그를 낳은 여성이 프레멘을 이끌게 될 것이며, 바로 이 검 크리스나이프가 그 길을 인도할 것이라고 믿게 되면서, 폴을 점점 믿게 되죠.
이 같은 사막이 지닌 꿈 그리고 이념을 듣노라면, 누구라도 어렵지 않게 그것이 이슬람 가치에 관한 서술임을 눈치챌 수 있습니다. 특히 저 성물의 검을 메시아와 연결 짓는 장면을 보노라면, 어느새 검의 이름 크리스나이프는 마치 '* 크리슬람(Chrislam)'이란 단어를 떠오르게 만들죠.
(*크리슬람 : 기독교와 이슬람이 격돌하던 나이지리아 선교 지역에 기원을 둔 신조어이며, 성경과 코란을 모두 인정하며 하나님과 알라 둘 다 믿는 신흥종교로 나오게 됐습니다. ex) 우리나라에서도 잘 알려진 릭 워렌 목사는 오바마 전 대통령 취임식에서 기도할 때 "in the name of 'Yeshua', 'Isa', and Jesus."(예슈아, 이사, 지저스 이름으로 기도합니다)라는 말로 끝마쳐 종교논란을 입었죠. 이사(Isa)가 아랍어였기 때문입니다.)
크리스나이프는 약 800년경 인도네시아 자바를 중심으로 나타난 이 검은 동남아시아에 널리 보급된 검이라 해요. 인도네시아가 아니더라도 이 검의 주술적 의미를 주변 나라에 전통으로 이어받고 있다 합니다. 실제 이슬람이 십자군을 떨게 했던 11-13세기 실전용 검은 모두 직선형 검이었다 해요. 이 크리스나이프를 실전용으로 개량한 마자파힛 제국을 최종적으로 멸망시킨 세력도 바로 이슬람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4. 하코넨 남작이 목욕한 검은 물과 스파이스의 정체.
이 영화에서 아트레이데스 가문을 멸문시킨 하코넨 남작이 독극물 중독을 치료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 치유를 할 수 있는 욕조에 가득 채운 검은 액체는 (스파이스를 포함해) 중동의 석유를 뜻한다고 합니다.
여러분은 영화 어떻게 보셨나요? 저는 영상미와 음악도 너무나 장엄했고, 사실 주제들이 매혹적이기도 했어요. 세계구조라던가 설득력 있는 캐릭터들의 특징, 그리고 복잡한 주제를 가진, 느림을 표현했지만 실상 굉장히 빠르고 억셌던 영화를 표현한 감독, 그리고 경제적, 종교적 측면으로 바라볼 수 있는 영화의 해석들을 하다 보니 꽤, 주제가 깊다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렇게 듄 1을 보고, 듄 2를 보러 가려 합니다.
다들 좋은 영화였기를 바라며, 저는 이만 듄 part1을 마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