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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일본 | 드라마, 코미디 |
1시간 42분 | 전체관람 |
이곳에서는 모든 일이 잘 풀릴 거 같아요.
1. 리틀포레스트 등, 잔잔한 영화를 좋아하신다면 잘 오셨습니다! 바로 카모메 식당
이 영화는 무레 요코가 쓴 카모메 식당이라는 소설을 각색해서 영화로 만든 작품이다. 이 영화의 각본, 감독을 맡은 오기가미 나오코는 일본식 힐링영화를 잘 나타내는 감독으로 알고 있으며, 늘 각본과 연출을 함께 맡고 있다. 감독 스스로 힐링영화를 만들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그저 하고 싶은 일들을 하다 보니 그런 장르의 영화가 나온 거라고 얘기를 한다. 이 영화를 통해서 헬싱키나, 홍대에 카모메라는 식당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 영화의 줄거리는 주인공 사치에의 이야기이다. 사치에는 헬싱키, 핀란드에서 손님이 아무도 안 오지만 계속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이름은 카모메 식당이다. 카메모의 뜻은 갈매기이다. 사치에는 헬싱키에 유난히 많은 갈매기들 때문에 이름을 카모메로 지었으며, 영화의 내레이션으로 통통한 것에 항상 정이가고 약하다는 말로 고백을 하게 된다.
그녀는 언제나 가게를 깔끔히 정리하고, 컵을 닦고, 단정한 옷맵시로 손님들을 기다리지만 항상 식당은 텅텅 비어있다. 지나가는 핀란드 아줌마들이 가게를 힐끔거리면서 오로지 핀란드에 온 일본인의 사장의 나이만 추측할 뿐이다. 그렇게 텅텅 빈 식당에서도 무너지지 않고, 사치에는 드립커피를 만들고, 할 일을 하면서 묵묵히 손님이 오길 기다리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카모메 식당에 첫 손님이 들어온다. 그의 이름은 토미 힐트만, 건장한 청년이다. 딱 봐도 일본 문화를 좋아해 빠져 사는 것 같은 청년은 유창한 일본어로 인사하며 커피를 주문한다. 그래서 사치에는 곧바로 커피를 핸드드립으로 내린 후 ( 이 핸드드립 내리는 장면이 저자는 제일 좋아한다 ㅠㅠ. 소리마저도 여유로움) 토미에게 갔다 주면서 몇 마디 대화를 하는데, 대화를 하던 중 토미는 일본 유명한 애니메이션의 갓차맨 주제곡을 물어본다. 그렇지만 기억이 다 나지 않는 사치에. 손님이 가고, 쉬는 시간 서점을 들렸는데 계속 갓차맨 주제곡을 생각해 내려고 애쓴다. 그렇지만 생각이 나지 않는다. 그러던 중 우연히 서점 옆에 카페에서 일본어로 무민과 관련된 책을 보고 있는 일본인인 거 같은 사람을 발견하고 무턱대로 다가가 갓차맨의 주제곡을 물어본다. 그 손님의 이름은 미도리다. 미도리는 그 자리에서 바로 공책에 갓차맨의 주제곡을 써 내려가며 둘은 함께 주제곡을 찾으며 친해지게 된다. 미도리는 어디든 떠나고 싶은 욕망에 지도를 펼쳐 들고 아무 곳이나 찍었는데 그곳이 핀란드였다고 했다. 무작정 호텔을 일주일 예약했는데 뭘 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얘기하는 미도리에게 사치에는 함께 지내자고 제안을 하게 된다.
그러면서 사치에의 집에서 지내게 된 미도리. 사치에는 정갈하게 일본식 식사를 미도리에게 대접하는데 미도리는 사치에의 음식을 먹더니 울먹인다. 그렇지만 울먹이는 미도리에게 이유를 묻지 않고, 그저 옆에서 기다려 줄 뿐이다. 그러면서 서로 대화중 사치에는 그저 꼭 일본에서 가게를 해야 되나라는 생각이 났고, 헬싱키를 둘러보다가, 여기서 오니기리집을 차리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결국엔 성취까지 가게 되었다고 얘기한다. 그러면서 미도리가 사치에의 가게에 일을 하기 시작하게 된다. 처음에는 토미 힐트만만 방문을 했지만 (첫 손님이어서 커피를 항상 무료로 줌, / 저자는 이거 볼 때마다 월세걱정..) 항상 공짜 커피를 마시고 있었기에 그걸 본 미도리는 어떻게든 광고를 내보자고 여러 가지를 제안하지만, 사치에는 동네사람들을 위한 동네 가게라고 하면서 묵묵히 손님이 오기를 기다린다. 그러면서 두 번째 남성 손님이 오고, 또한 궁금해하던 아주머니들이 들어오면서 간간히 카모메 식당에는 손님들이 방문하기 시작한다.
그렇게 손님들이 모이면서, 마사코와 미도리, 사치에에게 위로받은 핀란드 여성 리사 같이 가게를 찾아 언제나 마음의 위로를 풀면서 서로 대화를 하며 서로에게 위로를 받는 시간들이 많아진다. 그러면서 그 위로가 사람들에게 느껴지기 시작했는지, 어느덧 사치에의 가게는 손님들로 가득 차게 되면서, 사치에의 소박한 행복들로 위로를 받은 세 여인들과 함께하는 모습으로 영화는 마무리가 된다.
2. 리뷰 !
( 그저 커피를 내리는 소리가 좋았고, 그저 오는 사람 막지 않고 받아들이는 그 마음이 좋아서 영화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어요. )
영화를 보면서 내내 지루함이 조금은 공존한 편안함이 저에게 밀려왔습니다. 사치에에게 꼭 대화를 통한 위로가 아닌 그 카페의 공간이 위로가 되는 손님들 중 저 또한 포함돼 있는 거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마치, 무슨 말들을 하고 싶지는 않지만 편안하게 있어줄 수 있는 그 공간이 그녀들과 저에게는 필요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공간이라는 것이, 아무 영향이 없는 거 같아도 공간이 주는 편안함이 있고, 그 공간에 '누가' 있느냐에 따라 분위기가 더 바뀌어지기 때문입니다. 제가 가장 멋스럽고, 내심 계속 부럽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편안한 사람이었습니다. 누굴 만나든지 어색함에 힘이 빡 주어져서 힘을 푸는 법을 모르는 저에게, 늘 언제나 편안하게 얘기를 하고 다가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때, 어떤 삶을 살았기에 저렇게 편안함과 자연스러움을 이 사람 내에 추구할 수 있는 걸까라는 의문가 부러움이 많이 싸였습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힘을 주고 싶지 않은 나 자신은 왜 쥐어질 수도 없는 힘을 계속 쥐고 있는가, 힘을 좀 풀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죠. 그렇지만 쉽지가 않았어요. 힘을 푸는 방법을 몰랐죠.
사실 사람들을 만나면서, 어색하고, 또한 권위로 쥐어지는 서열의 대한 관계들이 저에게 계속 힘을 쥐게 만들었던 것 같아요. 잘 보여야 된다라기보다는 그런 어색한 관계들을 어떻게든 얘기를 통해서 없애고 싶었거든요. 또한 권위적인 관계에 대해서는 어릴 때 어떻게 이러한 관계를 다룰지를 몰라 묵묵히 가만히 있지만 어색함에 땀을 뻘뻘 흘렸던 기억만 납니다. 그래서 20대 초반, 그 관계들을 깨뜨리기 위해 질문을 계속 던지고 얘기를 하고, 힘든 얘기를 하면 계속 들어주는 존재가 되었어요. 어쩌면 감사한 일인지도 모르지만, 가끔은 집에 오면 모든 것에 지쳐 그저 침대에 쓰러지기 바빴죠. 그래서 그런가요 지금은, 사람들을 만나는 게 많이 어려워졌어요. 무언가 힘을 줘야 된다는 그 사실이 저를 불편하게 만들었거든요. 다들 친하게 지내는 일터 속에서도, 하나하나 다가가는 게 힘이 부쳐서 그런가, 집에서 쉬는 게 저에게는 낙이었어요. 그러던 중, 왜 나는 불필요한 것에 힘을 줘서 다가오는 사람들조차도 마음으로 벽을 닫고 있는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카모메 식당을 보면서 참 좋은 공간이라 생각했죠. 낯선 사람들이 알아서 올 수 있는 이곳이, 그런 공간들을 좋아했던 저에게, 지나치게 힘을 줘서 꼭꼭 동굴에 숨어서 이러한 자리를 피한 게 내심 바보 같았어요. 그래서 더욱더 부러웠고 더욱더 위로가 되었던 거 같아요.
사실 모든 거를 하려고 하는 욕심 때문에도 자연스럽게 흘러가지 못하는 제 삶이 조금은 답답했던 거 같습니다. 힘을 빼는 법을 계속 기르는 중이에요. 언젠가는 저도 그 자연스러움이 생겨, 그 분위기조차 다른 사람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마무리를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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