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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너(초판본)
“이 소설에 대해선 할 말이 너무 많아서 나는 제대로 시작할 수조차 없다.” _신형철(문학평론가) 전 세계 수많은 문학 애호가들의 인생 소설로 손꼽히는 명작 《스토너》가 1965년 미국에서 처음 발행됐을 때의 표지로 출간된다. 50여 년 전, 이 책의 초판은 출간 1년 만에 절판되었지만 2010년대 영국, 네덜란드, 프랑스를 비롯해 유럽 전역에서 재출간되며 역주행 베스트셀러 신화를 쓴다. 이 책을 두고 평론가 모리스 딕스타인은 “당신이 여태껏 들어본 적 없는 최고의 소설”이라 극찬했으며, 영국의 유명 작가 닉 혼비, 이언 매큐언, 줄리언 반스는 물론 수많은 국내 명사와 독자 역시 애정을 드러냈다. 이번 에디션에서는 문학평론가 신형철의 추천사 전문을 실었다. 또한 초판에 담긴 일러스트레이션을 완벽히 재현했다. 주인공 스토너가 평생을 보낸 대학에 있는, 화재로 모든 게 스러지고 기둥만 남은 어느 건물 그림이다. 폐허가 된 자리에서도 기둥만은 불쑥 솟아 괴상하지만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준다. 이는 스토너가 받아들인 삶의 방식을 상징한다는 점에서 더욱 큰 의미가 있다. 이 작품은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걷고자 했던 한 남자에 대한 이야기다. 스토너는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농과대학에 입학하지만, 부모님의 바람과 달리 전공을 영문학으로 바꾼다. 전쟁의 열기가 젊은이들을 휩쓸고 갈 때도 그는 아랑곳하지 않으며, 교수직에 몸담은 뒤에도 출세의 뜻을 내비치지 않는다. 조용하고 소박하게, 그러나 쉬지 않고 열정을 좇아가는 스토너를 보며 특별한 감동에 젖을 수 있다. 평생 한곳에 살았던 스토너가 문학을 통해 자신의 공간을 넘어서는 기쁨을 느낄 수 있었던 것처럼, 당신 또한 《스토너》 초판본을 통해 이 소설이 견뎌낸 수십 년의 시간을 건너뛰는 경이로움을 경험하기를 바란다.
저자
존 윌리엄스
출판
알에이치코리아
출판일
2020.06.24

 

8'페이지

가끔 어떤 학생이 이 이름을 우연히 발견하고 윌리엄 스토너가 누구인지 무심히 생각해 볼 수도 있겠지만, 그 이상 호기심을 충족시키려고 애쓰는 경우는 거의 없다. 스토너의 동료들은 그가 살아있을 때도 그를 특별히 높이 평가하지 않았고, 지금도 그의 이름을 잘 입에 올리지 않는다. 노장교수들에게 스토너의 이름은 그들을 기다리는 종말을 일깨워주는 역할을 하고, 젊은 교수들에게는 과거에 대해 아무것도 일깨워주지 않고 동질감을 느낄 구석도 전혀 없는 단순한 이름에 불과할 뿐이다.

1. 나의 삶이 너무 평범한 것 같나요? 

 

'나의 삶이 있었기에 내가 있었다'라는 말이 스토너 책에서는 생각보다, 내가 한 줌의 먼지와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사실 내가 우울했던 감정들도, 한 줌의 불과한 감정일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있어요. 힘든 일이 있을 때 괴로워하고 세상이 나를 등진 거 같고, 도망치고 싶을 때가 많은데, 생각보다 그 힘듬은 세상크기에 비해 정말 '별거'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처음에 스토너는 , 저자는 스토너의 삶의 마지막 이야기를 먼저 처음으로 시작이 됩니다. 

'... 윌리엄스토너, 그의 강의를 들은 학생들 중에도 그를 조금이라도 선명하게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러면서 스토너의 삶이 시작이 됩니다.  

 

스토너의 삶의 이야기를 보고 있자니, 마치 나의 이야기와 같아서 공감하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토너는 자기의 삶을 꿋꿋이 잘 살아왔구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스토너는 집 농사를 더 편하게 하기 위해, 부모님이 스토너를 대학에 보내게 됩니다. 그렇지만 농사 수업 듣던 중, 교양 영문학에 빠지게 되면서, 영문학을 더 공부하게 됩니다. 그리고 셰익스피어의 소네트 시를 듣게 되는 순간 그가 가고자 하는 길이 변하게 돼요. 

 

그대 내게서 계절을 보리 
추위에 떠는 나뭇가지에 
노란 이파리들이 몇 잎 또는 하나도 없는 계절
얼마 전 예쁜 새들이 노래했으나 살풍경한 폐허가 된 성가대석을 
내게서 그대 그날의 황혼을 보리
석양이 서쪽에서 희미해졌을 때처럼
머지않아 암흑의 밤이 가져갈 황혼
모든 것을 안식에 봉인하는 죽음의 두 번째 자아
그 암흑의 밤이 닥쳐올 황혼을
내게서 그대 그렇게 타는 불꽃의 빛을 보리.
양분이 되었던 것과 함께 소진되어
반드시 목숨을 다해야 할 죽음의 침상처럼
젊음이 타고 남은 재 위에 놓인 불꽃

그대 이것을 알아차리면 그대의 사랑이 더욱 강해져
머지않아 떠나야 하는 것을 잘 사랑하리.

 

스토너는 이 시를 읽고 어떤 생각이 들었던 걸까요?

저는 이 시를 읽고 자기가 해야 될 가족의 책임감도 책임감이겠지만은, 다른 장르에 꽂혀 공부를 하는 이 순간의 선택들도 굉장히 힘들었던 선택이라고 봅니다. 사실, 아무렇지 않게 자연스럽게 삶이 흘러가듯 이야기가 나오지만 평범했던 우리의 일상에서 삶의 선택들의 순간이 있듯이, 그 순간을 열심히 살아가는 이 인생이, 정말 내 삶이었기에 나였다고 얘기할 수 있지 않을까요? 

 

저는 스토너를 보면,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스토너의 "선택"이었어요. 

용기 있는 선택도 있었고, 후회가 되는 선택들도 있었지만, 그 선택에 책임감을 다한 그의 묵묵함을 보고 있자니 사실 내심 견뎌내는 그의 모습이 부럽기도 했거든요. 

특히나 제가 제일 기억 남는 '선택'의 관한 스토리는 제2차 세계대전에 전쟁을 나가느냐, 전쟁에 안 가고 공부를 계속하느냐의 선택이었어요. 이 이야기를 좀 더 자세히 얘기하자면, 스토너가 공부를 하던 대학시절,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고 맙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자기의 조국을 위해서, 군대를 자원입대를 했고, 조국을 위해 싸우는 거라면 '죽음'조차 조국을 위해 바치리 라는 마음가짐이 대부분이었죠. 그 마음가짐을 가진 친구가 스토너에게, '너는 입대를 할 거냐 라는 질문보다 먼저, 어디 군대로 지원을 할 거냐'라고 하죠. 

스토너는 계속 생각을 합니다. 자기가 입대해서 전쟁을 참여하는 게 좋은 건지, 아니면 계속 공부를 하고 싶은 건지. 

그러고 나서, 스토너는 결정을 하고 친구들한테 솔직하게 얘기합니다. 자기는 군대에 입대를 안 하고, 공부를 계속할 거라고요. 

 

저는 이 이야기에서 굉장히 많은 생각들이 들었어요. 

  • 첫 번째는, 모두들 자원입대를 하는 그 순간까지도 스토너는 자기의 삶과 자기의 인생을 생각하며, 자기의 선택에 따르기로 했다는 점이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외부적인 압력과, 하기 싫지만 해야 될 분위기가 분명 강했을 텐데도 말이지요. 저였다면, 저 스스로 합리화했을 것입니다. 다 전쟁을 참여하기도 하고, 참여를 안 한 '나'존재를 굉장히 창피하게 스스로 여겼을 것 같아요. 그러지 않아도 되지만 사회에서 그렇게 볼 것이라는 불안이 저의 삶보다 강했기에, 선택을 다른 쪽으로 했을 것입니다. 

  • 두 번째는, 그 선택은 아무도 정죄할 수 없는 개인의 선택이었다는 것이에요. 사실 목숨을 내놓고 조국을 위해 싸우는 일은 정말로 어려운 일입니다. 독립투사분들처럼, 우리나라 조국을 지키기 위해 옥에 갇히고 고문을 받는다는 것은 정말로 쉽지 않은 일이에요. 그렇지만 그때에는 그런 정말 강인하고 두려웠지만 그럼에도 우리를 위해 싸우신 위대한 분들이 많았기에, 저조차 가끔은 지금도 군대에서 나라를 지키고 있는 군인들에 대한 존재를 망각할 때도 있다는 무지함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가끔 전쟁에 대한 영화를 보게 되면 (영화 : 서울의 봄, 밀정) 나쁜 놈들도 있겠지만, 조국을 위해서 싸우다가 마음을 바꾸는 사람들을 보면 저희는 욕을 하고, 조국을 팔아버린 놈이라고 하면서 분노가 치밀곤 하죠. 근데, 드는 생각이 있습니다. 과연 그게 나였다면 나는 정말 끝까지 잘 지켰을까?, 나라가 거의 기울어져서 독립이 안될 거 같은데 끝까지 내 가족들까지 고문을 당하는 걸 지켜보면서 조국을 지킬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저라면 못했을 겁니다. 그래서 가끔은, 연약하고 연약한 저를 보면서 조국을 위해, 전쟁을 위해 돌아가신 분들을 보면 더욱더 존경과 대단함이 느껴지며 지금도 이 나라를 위해 군대에 있는 분들을 보면서 생각을 고쳐먹게 됩니다. 

 

그렇기에 스토너를 보면서 여러 생각을 했어요. 그런 분위기 속에서도 자기의 선택을 했고, 그 선택을 위해 삶을 살아왔던 것도 정말 용기 있는 삶이었다고요. 우리의 개개인의 선택에는 정죄할 수 없습니다. 공동체의 삶을 생각해 줬으면 좋겠지만, 그것도 결국은 개인들 하나하나가 힘을 입어 공동체의 힘들이 생겨나는 거니까요.

 

 

 

이렇게 스토너의 삶들은 전지적 시점으로 봤을 때 아무것도 없어 보입니다. 용기 있게 무언가를 위해서 싸웠다던가, 아니면 부모님을 위해 책임을 지고 자기 삶을 포기했더라던가, 결혼에 대해서도 정말 애써 노력을 하며 결국 행복한 가정을 지켜냈더라던가 그런 우리가 바라는 행복하거나, 위대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그저 지금 묵묵히 자기 삶을 위해서, 살아가면서 자기가 가진 그 공간에서 애써야 될 부분들에 대해서는 책임감을 가지며 꿋꿋이 살아온 스토너가 지금 우리 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공감이 된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스토너 책이 정말 좋았어요. 마치 제가 꿋꿋이 살아내야 될 삶의 무게를 나 혼자만 겪지 않는구나 라는 생각과, 마치 내가 주인공인 듯 잘 살아야 된다는 강박감이 아닌, 나 혼자 살 수 없는 이 세상 속에서 균형 있게 행복하게 사람들과 잘 살아내는 것이 나에게 삶이었다.라고 얘기해 주는 거 같았거든요. 

 

당신의 삶의 이야기는 어떠신가요? 

 

이동진 평론가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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