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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 드라마 |
한국 | 전체관람. |
1. 삶의 시간이 필요하다면, 커피로 조금 휴식을 가져보면 어떨까요?
취업에 대한 고민 하다, 힘들어 우연히 들른 카페에 잠이 든 주인공 '강고비'가 깰 때까지 기다려주고, 다시 따뜻한 커피 한잔을 준 카페사장 '박석' 이런 카페 사장을 보면서 이해 안 가는 부분이 있으면서도 커피에 대한 정성이 남다른 박석의 행동을 보고 강고비는 커피를 배우기로 결심한다. 그러면서 고집이 강한 박석은 제안을 거절하지만, 또한 고집이 강한 강고비는 끊임없이 박석에게 다가가면서 이 드라마는 시작이 된다. 그렇게 커피를 알아가는 방법부터, 손님들을 대하는 방법까지 - 이 사람에 대한 성향과 나아가는 사명들이 계속 드러나게 되는 이야기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중 8화였다.
커피가게에서 강고비가 일하던 중, 건설 일을 하던 손님들이 찾아왔다. 건설사에서 나온 김주임과 현장에서 일하는 목수 반장 이성배다.
대화를 들어보니, 김주임이 현장에서 자기를 무시한 나이 많은 인부를 자르려고 하는데 그걸 반장인 이성배가 말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성배 앞에는 김주임이 주문한 '필터커피'를 주문하는데, 이성배는 커피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니, 김주임 따라 똑같은 커피를 주문한다.
그리고 두 사람은 얘기를 끝난 채 카페를 나왔는데, 이성배 반장 앞에 있던 커피는 거의 다 남겨져 있었다.
그리고 그 다음날, 가장 바쁜 점심시간에 이성배 반장이 건설현장에서 같이 일하는 동료 두 명을 데리고 카페에 다시 찾아온다.
강고비는 저번에 이성배반장이 필터커피를 거의 다 남기고 간 걸 기억하고 커피 취향을 물어봤지만, 인부들 앞에서 자기가 모르는 커피에 대해서 드러내고 싶지 않았는지, 저번과 마셨던 커피를 달라고 한다.
강고비는 마음이 조금 상한다.
근데 이성배반장, 이번에는 전화로 또 배달을 시킨다. 가게에선 원래 배달 시스템이 없지만, 점심시간을 이용해 공사현장을 가서 커피를 갔다 준다. 도착한 강고비는, 커피를 갔다 주지만 인부들은 강고비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좀 있다 먹는다는 둥, 이 쓴걸 도대체 돈 주고 왜 사 마시는 건지 모르겠다는 둥, 불평을 하며 대화를 한다.
그동안 쌓여있던 강고비는, 결국엔 터져 너무하다,라는 식으로 얘기를 하지만 이해 못 해주는 것 같은 인부와 이성배 반장.
그 후 저녁, 회식 후 아직 불이 켜진 이대커피 가게를 보고, 들르게된다. 문만 열고 빼꼼히 서서 사과하러 왔다고 미안하다고 말하는 이반장에게 강고비는 흙신발로 주저하는 이 반장에게 "청소하는게 제 일입니다. 들어오세요 "라고 얘기를 한다.
그리고 강고비는 3잔의 커피를 내릴게 되는데, 첫 잔은 에스프레소다.
한 모금 마신 뒤 "쓰지 않고 쌉쌀하며 쫀득거리는 것 같다."라고 얘기하는 이성배.
강고비가 추천하는 방법으로 숟가락을 저어 나머지를 마시더니 "달다, 향긋하다"라고 얘기하며
2번째 방법은 설탕을 타며 이것은 '카페 콘 주케로'라고 소개하며 한번 드셔보라고 권한다.
그리고 마지막 3번째는 우유스팀과 함께 생크림이 올라간 에스프레소를 타서 주면서, 이성배 반장과 커피로 마음을 풀어간다.
이러한 이야기들로 소소하게, 감동을 줄 수 있는 드라마이다.
2. 사람들이 원하는 휴식을 줄 수 있는 가게라면,
이 드라마는, 허영만 만화 원작을 따온 드라마다. 생각 외로 커피에 대해 자세히 얘기하기도 하고, 커피라는 도구를 통해서 각각 다른 사람이 가지는 성향과 대화를 통해서 새로운 경험들을 만들게 하는 순간순간들을 이 드라마는 캐치를 하고 있다.
특히나, 앞서 소개했던 8화에 나온 반장과 강고비의 이야기는 내 어릴 적 카페에서 일했던 일 들고 비슷해서 더욱더 공감이 갔다.
딱 20대 중반에 회사 앞 커피가게에서 매니저를 했던 나에겐, 사실상 커피맛을 모르고 맛이 없다고 했던 손님들의 불평들이 듣기가 힘이 들기도 하고, 안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 뿐이지, 이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마음들과 시도를 해보며 지금 현시대에서 젊은 사람들이 찾는 이 커피에 대해 이해하고 따라가려는 그들의 마음 안에 들어갈 생각을 하지 못했다.
나에게는 조금은 힘들었지만, 기억에 제일 남는 분이 계셨는데, 건설현장에서 계신 분이었는데, 우리 가게는 오전 7시 반에 오픈이었다. 그럼 그분은 항상 7시에 추울 때나 더울 때나 기다리고 계시면서 커피를 항상 마시고, 저렴한 비용 때문에 항상 현금을 준비해 놓으신 분이셨다.
가끔은 너무 일찍오셔서 오픈할 때 힘들기도 하고, 안 오셨으면 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첫 잔을 그분에게 내가 타준다는 것에 대한 감사함과, 내가 내린 커피를 정말 맛있게 드신 그분께 오히려 내가 위로가 되었다는 게 지나고야 깨닫는다.
내가 내린 이 정성의 커피들이 도구로 이 사람들에게 전달이 되면서 나누는 몇 마디의 대화들을 통해 이 사람들과 관계가 형성이 되고, 그 관계를 통해 서로 위로가 되고 행복해지는 하루들이 만들어진다는 것을 나는 경험했기 때문일까,
지금은 이 직업을 안하고 있는 나에게 가끔은 너무나 그리운 추억들이어서 다시 시도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의 마음이라는건 알다가도 모르겠으며, 모르겠다가도 알 것 같은 관계들이다.
복잡하면서도 단순하고, 멀지만 가깝고, 가깝지만 먼 사람들과 함께할 때, 비로소 내가 행복하다. 슬펐다. 사랑하는 중이다. 사랑했다는 말들을 할 수 있는 게 아닐까, 나이가 들면서 소중함에 대해 더욱더 격하게 느끼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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