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인생은 덧없고, 잔인하고, 어리석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려하다.
그것은 인간과 인간의 영혼을 비웃지도 않는다. 그렇지만 그것은 인간을 지렁이 정도로밖에 생각하지 않는다.
하필이면 인간이 자연의 잔혹한 장난감이었다고 말하는 것은
인간이 자기 자신을 너무 중요한 존재라고 생각하는 착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삶의 잔혹함과 죽음을 회피할 수 없음을 불평불만하지 말고 그런 절망감을 몸으로 느끼면서 받아들여야 한다. 자연의 무시무시함과 무질서함을 자기 마음속에 받아들일 수 있어야 비로소 그런 거친 자연의 모습에 맞설 수 있고, 그곳에서 의미를 찾으려고 애써 노력할 수 있다. 그것이 인간이 할 수 있는 능력 가운데 제일 뛰어난 것이며, 그것이 인간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다.
# 당신의 기쁨을 잘 가꾸고 있나요?
저는 사실, 행복을 만들어내는 방법을 잘 몰랐어요. 사람들이 가지는 행복의 기준은 많이 다르니까요.
어릴 적 저는 행복은 찾아오는 것인 줄 알고, 내내 기다리고, 내내 행복했으면 좋겠고, 행복해야 될 날에 행복하지 않은 날에는 굉장히 우울했어요. 예를 들면 공휴일이나, 기념일등 이 날은 무조건 '내가 행복해야 돼!' 라든가, 서로 바빠서 연애를 이주일에 1번 만날 때 조금이라도 다투기만 하면 오늘 이 하루가 저에게는 너무나 안 좋은 날로 바뀌어 '왜 나에게 이런 손꼽는 소중한 날들이 망쳐질까'라는 원망 섞인 분노도 표출되기도 했습니다.
시간이 지나서도, 역시나 언제나 모든게 '당연히' 제 마음대로 인생은 흘러가지 않았죠.
위에 글에 올라왔던 것처럼, 제 머릿속을 강타했던 글이 있었어요. '인간이 자기 자신을 너무 중요한 존재라고 생각하는 착각에서 비롯된 것이다.'라는 글에 뜨끔했죠. 제가 계속 그렇게 살아왔던 거예요.
누구나 우연히 힘든 일들이 있을거고, 예상치 못했던 분노나, 슬픔들이 나에게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데 그것들을 받아들일 준비가 안됬던 것 같아요. 그저 드라마에 나올법한, 인생은 아름답고, 아름다워야 하며, 아픔 없이 행복하기만 했으면 좋겠고, 별만 봐도 로맨스가 흘러나올 거 같은 그런 허황된 삶들을 바라보고 싶었던 것 같아요. 성숙을 통해 '받아들임'이라는 걸 이해하지 못했을 때였죠.
이런 허세적이고, 자만한 삶을 살 때 이 책이 저한테 눈이 들어오기시작합니다.
헤르만 헤세는 첫 번째로, "작은 기쁨"에 대해서 얘기를 해요.
분주하게 하루를 보내는 것, 그것은 우리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지만 오히려 그것은 의심의 여지없이 우리의 기쁨을 방해하는 가장 위험한 적이다. 우리는 종종 얼굴에 미소를 띠며 선인들이 쓴 서정적이며 감성적인 여행담을 읽는다.
우리의 조상들이 시간에 쫓긴 나머지 무언가 하지 못했던 일들이 있었던가?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어려서부터 바쁘게 움직이고 늘 서두르도록 교육받는 것이 성인이 된 지금까지 줄곧 나쁜 영향을 끼치는 것은 정말이지 안타까운 일이지만, 한편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그런데 더 안타까운 일은 그렇게 조바심을 내는 것이 우리가 겨우 여가 시간을 누리는 데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다.
그저 우리의 목표는 ‘가능한 한 많이, 가능한 한 빠르게’가 되었다. 그 결과 쾌락은 점점 많아졌지만 즐거움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그렇게 늘 만족감을 얻지 못하면서도 여전히 과도한 방법으로 여가를 즐기려고 하는 태도는 연극이나 오페라, 혹은 연주회나 그림 전시회를 볼 때에도 쉽게 나타난다.
맞는 말이에요. 가끔은 우리가 살기에 바빠 '분주하게 사는 것'이 우리에겐 '복'이라고 합니다.
저 또한, 대학교 때 부모님이 경제적으로 힘드셔서, 장학금을 받으려고 열심히 공부하고, 수업 끝나자마자 일하고, 집 도착해 새벽에 공부하는 패턴이 3년 동안 계속 됐었죠.
이렇게 바쁘게 엄청 지내면서, 사실은 너무 힘들었어요. 그렇지만 주변에서는 "늘 대단하다. 멋지다. 쉬는 것보다 바쁜 게 좋은 거야 "라는 말을 정말 많이 들었어요. 그래서 한편으로 그땐 그런 말들이 힘이 됐고, 그래 나는 이것저것 다 할 수 있는 아이야 라는 긍정적인 생각으로 온몸에 가지고 있는 부스터를 그때 다 쓴 거 같아요.
사실 열심히 산 그때의 날들은 저에게 뿌듯한 시간들이 되고, 정말 열심히 살아서, 그 안에 배우는 것들이 많았어요.
그렇지만 장점이 있으면 단점이 오듯이, 단점은 그때의 시간으로 인해 저에게 '쉬는 시간'이라는 이 단어가 제 삶의 부적응으로 가져오게 됐고. 그것을 적응하는 때까진 6-7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던 거죠.
1시간이라도 쉬는 시간이 있으면 이 시간을 "어떻게" 써야 될지 몰랐어요. 그저 저를 호되게 혹사를 시켜야 됐어요. 연습을 하거나, 나에게 뭔가 자기 관리로 이득이 돼야만 하는 시간이었고, 사유할 수 있는 시간이 아깝게 느껴졌죠. 그저 무언가의 결과가 나오면 뿌듯했어요. 예를 들면 전시회에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 사유에 깨달음이 아닌 단순히 '전시회 갔어'로 제 삶의 의미를 부여하곤 했죠.
결국 이 삶은 저에게 허례의식과 자만심만 가져둔 삶이었습니다. '무언가 어떤 걸 목표로 했다'라는 결과적인 면을 더욱 많이 봤던 거죠.
헤르만헤세는 그런 친구들에게 이런 얘기를 합니다.
나조차 치유의 방법을 알지는 못하지만, 적당한 쾌락을 즐기는 것이야 말로 삶이 주는 맛을 이중으로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내 말의 핵심은 ‘절제’이다. 굳이 어느 오페라 공연의 초연을 보지 않아도 된다는 결정을 내리는 데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절제. 결국 하지 않음에 "결정을 내리는 데에 용기"가 필요하다고 해요. 무언가를 내려놓고 사유를 할 수 있는 시간에, '내가 지금 이러고 있어도 되나? 너무 게으르다. 결국 난 아무것도 하는 게 없어'라는 자기 검열에 빠지게 되면 끊임없이 무언가를 더 찾게 되고, 내가 가지고 있는 온전한 시간을 어떻게 쓰여야 하는지에 대해 '인지'라는 것들이 없어지게 됩니다.
우리에게 인간성은 사치가 아니라 존재를 위한 필수 조건이며, 삶을 위한 공기이고, 절대로 빼놓을 수 없는 자산이다
애초에 느꼈던 그 벅찬 감정을 그리워하며, 한번 써 놓은 단어나 문장 전체를 아예 다 지워 버리고 글을 새로 쓰기도 하다가
그것마저 불구덩이에 집어넣고는 전에는 머릿속에 확실하게 떠오르던 구상이 아득하게 멀어져 가는 것을 느낀다.
동시에 자신의 열정과 감정이 갑자기 자질구레하고 참되지 않으며 그것은 순전히 우연이었다고 자책하면서 일을 내팽개치고
거리로 나가 비슷한 고통을 겪은 화가처럼 거리의 청소부를 부러워하게 된다.
우리 인간성은 우리에겐 무조건 필수 조건이에요. 잘 나갔던 과거만을 그리워해서, 지금 잘 안 되는 상황을 인정 못하고 자존심은 높고, 자존감은 하염없이 내려져가는 현상이 발생되기도 해요. 나이가 들면 그런 생각이 들어요. '오르막길보다 내리막길이 더 어렵다고'
그러면서 점점 내가 그때 가졌던 과거의 열정보다는, 결과적이었던 직위만을 보고 열심히 하는 사람들을 그저 부러워만 합니다. 나에게도 저런 열정이 있었노라고. - 결국 저에게도 해당이 됩니다.
그때 헤르만 헤세는 이렇게 얘기해요. 사유를 하고 깨달음을 통해 발견을 하고, 행동을 해라.
결과보다는 내가 실행하는 과정에서 오는 기쁨을 한번 짙게 맡아보는 게 좋다는 얘기예요.
1. 생각을 했다.
2.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원인을 곰곰이 생각을 해본다 ㅡ 그 후 깨닫게 된다.
3. 시간이 조금 지나자...... 를 발견하였다.
4. 마침내 합리적인 행동으로 만들어진 작품을 보면 얼마나 다양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놀라게 되고, 마음의 안정을 되찾으며 절대로 지루한 시간들이 우리를 지치게 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항상 과거의 향수를 그리워하지만, 우리는 과거를 되돌릴 수 없고
항상 계획을 하며 미래를 그려보지만 우리는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연약한 존재들이죠.
그래서 현재라는 단어에 우리가 가질 수 있는 기쁨을 만드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삶의 일 부 중에 하나입니다.
그러면서 마지막으로 헤르만 헤세는 책에서 이런 내용을 하고 마무리를 합니다.
내일 우리에게 무슨 일이 벌어질지 두려워하면 오늘과 현재를 잃게 되고, 그것과 관련된 현실을 잃어버리게 된다.
넉넉한 시간과 관심은 고스란히 오늘에 허락하라!
당신의 오늘은 어떠신가요?
'- 영화와 책, 리뷰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리플리 The Talented Mr, Ripley : 나의 과한 욕망의 끝은 어디인가 ? (4) | 2024.02.06 |
---|---|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 그의 삶에 꾸준함을 나타내다. (2) | 2024.02.05 |
다시, 책으로 - 읽는 뇌를 다시 한번 훈련시키다. (2) | 2024.02.01 |
오토라는 남자 A Man Called Otto, : 난 혼자 사는 까칠한 사람이지만, 실은 따뜻한 사람이야. 내 옆에 와줘 고마워. (0) | 2024.02.01 |
한국드라마, 커피 한잔 할까요? : 당신에게 이 잔을 통해 위로가 될 수 있다면 이 카페로 오세요. (0) | 2024.01.31 |